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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02 21:27
메이저 16강’ 이형택 뉴욕을 흔들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869  
‘메이저 16강’ 이형택 뉴욕을 흔들다

[경향신문 2007.09.02 18:24:32]


7년 전 팔팔한 24세 때 올라보았던 US오픈 16강 고지. 서른을 넘겨 ‘늙은 선수’로 취급받는 이형택(31·삼성증권)이 다시 그곳을 밟았다.

테니스 선수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2007 US오픈이다. 미국의 심장 뉴욕에서 이형택은 황홀한 밤을 즐겼다. 그리고 그는 “다시 꿈을 이뤘다”고 벅찬 감동을 털어놓았다.

2회전을 통과했을 때 인터뷰룸조차 배정받지 못했던 ‘나이 많은 동양선수’ 이형택은 자신을 향해 몰려든 수많은 외신기자들 앞에서 “내 인생이 바뀌었고, 이제서야 테니스를 즐기면서 배울 수 있게 됐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제 더이상 ‘나이 많은 동양선수’가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형택의 16강 진출 소식을 전하며 ‘노련한 이형택’이라고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테니스, 아니 아시아 테니스의 자존심 이형택(세계랭킹 43위)이 2일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07 US오픈 테니스 3회전(32강전)에서 앤디 머레이(영국·19위)를 3-1로 꺾고, 2000년 이 대회에서 4회전에 진출한 이후 7년 만에 US오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투혼의 승리였다. 상대는 11살 어린 20세의 앤디 머레이. ‘노련한 형택씨’는 앤디 머레이의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내며 실수를 이끌었다. 질긴 이형택에게 질린 듯이 머레이의 첫번째 서브 성공률은 52%에 그쳤고 실책을 54개나 저질렀다.

2-1로 앞선 상태에서 맞은 4세트는 차라리 드라마였다. 게임스코어 2-2에서 내리 3세트를 따내 5-2. 승리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으나 그리 쉽지는 않았다. 힘든 승부에 조금은 지친 듯 이형택은 8번째 경기를 앞두고 코트 바닥에 쓰러지듯 엎드렸고 코트 트레이너에게 허리 마사지를 부탁했다. 이후 3경기를 내리 실패. 긴장도 됐지만 체력도 떨어졌다. 넘어가야 할 공이 4개나 아슬아슬하게 네트 끝에 걸리며 안쪽에 떨어졌다. 결국 5-5 동점. 머레이가 오른손을 불끈 쥐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자신의 서비스 경기를 따낸 이형택은 6-5로 앞선 12경기 40-15에서 머레이의 왼쪽 옆구리를 스치듯 빠져나가는 패싱샷으로 2시간45분짜리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형택은 “여기 오기 직전에 둘째를 낳았다. 7년 전과 달리 가족은 내 삶을 바꾸었다. 승리에 대한 압박 대신 테니스를 더욱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이 나이에도 잘하는 비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코트에서 지켜 본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은 “이전 경기보다 서비스가 훨씬 잘 들어갔고, 스트로크의 각도 좋았다”고 승리의 비결을 분석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테니스 선수로서는 환갑인 나인데도 체력을 유지하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마치 홈코트 같았던 열광적인 교민들의 응원”이라고 덧붙였다.

이형택의 16강전 상대는 세계 4위의 강호 니콜라이 다비덴코(26·러시아)다. ATP투어 이상 대회에서는 2번 만나 모두 졌지만 하위 대회인 챌린지 대회에서는 2002년 한차례 이긴 바 있다. 주감독은 “힘겨운 승부가 되겠지만 다비덴코가 페더러(1위)는 아니지 않은가. 만약 여기서 이기면 4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양선수로는 일본의 마쓰오카 슈조가 1995년 윔블던에서 8강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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